일본을 대표하는 밴드 Official髭男dism은 항상 대중성과 실험성을 절묘하게 오가며 자신들만의 음악적 색을 구축해왔다. 그 중에서도 2021년 4월 발표된 「Cry Baby」는 밴드의 진화와 과감한 시도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도쿄 리벤저스(Tokyo Revengers)의 오프닝 테마곡으로 사용되면서 일본뿐 아니라 해외 리스너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곡은 기존의 히게단 특유의 서정성과 세련된 팝 감각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불안정한 감정을 음악적 장치로 극대화하여 폭발시키는 실험적 성격을 지닌다. 「Cry Baby」는 단순히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가진 곡이 아니라, 감정의 복잡성과 인간 내면의 혼란을 음악적으로 체현한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1. 음악적 전개 – 불안정함을 통한 몰입의 강화
「Cry Baby」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할 수 없는 급격한 템포 전환과 전조(調) 변화다. 곡은 시작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리듬과 밝은 분위기를 제시하지만, 곧장 불안정한 박자와 변화무쌍한 멜로디 전개로 청자를 끌어들인다. 특히 곡 전반에서 10회가 넘는 전조가 이어지며, 이는 청자에게 끊임없는 긴장과 몰입을 유발한다.
이러한 음악적 실험은 단순히 ‘특이하다’는 차원을 넘어, 곡의 주제인 내면의 혼란과 감정의 기복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급격한 변주와 리듬의 불규칙성은 마치 주인공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치는 심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하다.
2. 가사 – Cry Baby라는 이름 뒤에 숨은 심리적 깊이
제목만 보면 「Cry Baby」는 단순히 ‘울보’를 의미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단순한 약함의 상징이 아니라,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외부와의 갈등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인물상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いつも口喧嘩さえ〜目が潤んだ」(늘 말싸움만 하다가도 눈이 젖었다)라는 구절은 단순한 분노와 다툼을 넘어, 관계 속에서 얽히는 복합적 감정을 상징한다. 이처럼 「Cry Baby」의 가사는 감정의 표면적 폭발뿐 아니라 그 이면에 자리한 심리적 압박과 갈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덕분에 리스너는 단순히 멜로디에 매혹되는 것을 넘어, 곡 속에서 인간관계의 불안정성과 내면의 긴장을 발견하며 더욱 깊은 감정적 여운을 느끼게 된다.
3. 청자 경험 –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다
「Cry Baby」의 음악적 실험과 가사는 청자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닌 감정적 체험을 제공한다. 곡의 급격한 전환을 따라가다 보면, 청자는 불안정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몰입의 흐름에 빠져든다. 이는 단순히 ‘듣는 곡’을 넘어, 체험하는 음악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만든다.
실제로 공연 현장에서 이 곡이 울려 퍼질 때, 관객들은 곡의 흐름에 따라 몸을 흔들고, 가사의 감정선에 따라 감정을 공명시킨다. 「Cry Baby」는 듣는 이를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니라, 감정의 여정을 함께 겪는 동반자로 끌어들이는 힘을 지녔다.
4. 평론 – 대중성과 예술성의 절묘한 균형
여러 음악 평론가들은 「Cry Baby」를 두고 J-POP에서 보기 드문 실험적 성취라고 평가했다. Rolling Stone Japan은 이 곡이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달성한 드문 사례”라고 언급하며, 음악적 구성과 감정의 깊이가 모두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다만 일부 평론가들은 급격한 전환과 복잡한 전개가 초심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러한 난해함조차도 결국은 「Cry Baby」가 가진 실험성과 독창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5. 결론 – 감정의 폭발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걸작
「Cry Baby」는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감정을 음악으로 체현한 예술적 성취로 평가할 수 있다. 불안정한 전개와 급격한 전환은 혼란과 상실을 상징하며, 가사 속 은유와 음악적 실험은 듣는 이로 하여금 감정의 파도를 직접 경험하게 만든다.
Official髭男dism은 이 곡을 통해 단순히 ‘좋은 멜로디’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이 감정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Cry Baby」가 지금도 많은 리스너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